오후부터 전국 하늘 흐려져···최저기온 영하 4도 [오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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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시 설악산국립공원 대청봉 일원에 26일 전날 내린 눈이 쌓여 겨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제공.
토요일인 30일은 전국에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흐려지겠다.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은 새벽까지 비나 눈이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강원 동해안, 경북 동해안, 울릉도, 독도에 5mm 내외로 예보됐다.
적설량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3시까지 강원 남부 산지, 경북 북동 산지에 1cm 내외로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4~6도(평년 영하4~5도), 낮 최고기온은 8~16도(평년 7~13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곳이 많아 춥겠고 낮과 밤 기온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새벽부터 아침 사이 내륙 지역에 곳에 따라 안개가 끼는 곳이 있어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새벽까지 동해 먼바다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매우 높게 쳐 항해나 조업을 나가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또 오전까지 동해안은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다.
바다 물결은 서해 앞바다에서 0.5m, 남해 앞바다에서 0.5~2.0m, 동해 앞바다에서 0.5~2.5m로 일겠다. 먼바다의 파고는 서해 0.5~1.5m, 남해 0.5~2.0m, 동해 1.0~3.0m로 예보됐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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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권재단사람이 주최하는 후원의 밤에 다녀왔다. 인권재단사람은 지난 15년 동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여러 인권단체나 인권활동가를 연계하며 지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다. 또한 새로운 인권 담론을 개발하고 확산함으로써 인권의식을 사회 저변에 확산시키는 역할도 해왔다.
그 행사에서 장애인, 청소년, 여성, 이주민, 난민, 성소수자, 홈리스, 빈곤, 국가폭력, 군대, 미디어,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후원금을 낼 만한 기업가나 정치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연말이라 자선행사나 후원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지만, 인권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나 지원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하지만 인권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고민과 보람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최고운 부산반빈곤센터 대표의 발표는 인권의 개념과 범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인권이라면 살아 있는 사람의 기본권을 떠올리지만, 죽은 자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무연고자들을 위해 장례와 제사를 치러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무연고자들의 죽음에는 영정과 조문객이 없다고 한다. 고인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확대해 영정을 만들고 회원들이 상주이자 조문객이 되어 정성껏 장례를 치르는 사진을 보니 마음이 숙연해졌다. 존엄한 삶과 존엄한 죽음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이제 우리의 인권운동도 지평이 많이 넓어지고 깊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래군 인권재단사람 소장의 발표는 2015년 진행했던 '인권운동가 활동비 처우 및 생활실태 연구'를 보완해 올해 시행한 '지속 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한 활동가 실태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권단체의 52%가 1년 예산이 5000만원 미만이고, 62%의 단체가 상근자 없이 비상근 상임활동가들로 운영되고 있다. 상근 활동가가 있는 단체의 경우 43.9%가 최저임금도 못 되는 활동비를 받고 있고, 절반 이상이 하루 평균 9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 심층 인터뷰를 보니 인권활동가들은 경제적 열악함은 말할 것도 없고 신체적 질병이나 만성적 피로, 감정노동의 후유증,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 개인적 역량의 한계와 성장의 필요성, 미래나 노후에 대한 불안감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76%의 응답자가 5년 후에도 인권운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런데 활동가들의 연령 분포를 살펴보니 20대와 30대가 61.6%로 가장 많고, 40대는 24.8%, 50대 이상은 12%로, 나이가 들수록 현저하게 그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인권운동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다. 우리는 흔히 인권활동가를 경제적 보상보다는 돌봄의 실천을 통해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기곤 한다. 물론 남다른 신념과 실천 없이는 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인식이 활동가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기대하거나 윤리적 굴레를 덧씌우고 있는 건 아닌지 되묻게 된다.
누군가는 인권활동가를 '고통의 곁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의 곁을 한결같이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열악한 생존의 조건이나 육체적 조건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곁을 묵묵히 지킨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하물며 자신과 아무 관련도 없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에 지속적으로 귀 기울이는 일에는 엄청난 심리적 부담과 소모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인권활동가들은 누적된 피로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우선 활동가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그 역할을 계속해나갈 수 있다. 그들이 지치거나 아프거나 상처 입고 인권의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이제는 우리 사회가 도울 차례다. 인권활동가들의 인권에 대해 돌아보고 그에 대한 구조적인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나희덕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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